'뱀파이어 연대기'를 읽고 있다.
그런데 문체가 화려하다는 표현을 많이들 쓰던데,
난 어지럽기만 하다.
아마도 책을 흘려읽는 버릇 때문에 그런것 같은데,
훑어 읽다가 문맥을 잃어버려 다시 시선을 올려 읽는 일이 빈번했다.
간략하게 서술해 주는게 좋지만
그러면 '앤 라이스'라는 작가의 개성도 빛을 잃겠고,
책 두께가 반 정도로 줄어들겠지.
번역자가 잠적해서 그걸 그대로 출판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었는데,
읽다보니 급하게 번역을 했는지 오자들이 몇개 보인다.
그래도 읽을만하다.
시작은 우리가 영화로 많이 기억하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여기서 '브래트 피트'는 루이스라는 뱀파이어로 분해
인간적인 동정과 좌절로 점철된 뱀파이어의 삶을 연기한다.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서 처럼 십자가와 마늘을 무서워하는
고전적인 뱀파이어 이야기를 비웃는 뱀파이어의 시작은 이 소설부터 시작되었으며
게이 커플과 입양아로 이뤄진 미래의 가족을 예견 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바드에서 철학수업의 교재로 쓰인적이 있다는 소문과
문학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 또한 듣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놀란건 두번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뱀파이어 레스타'부터다.
이건 아마도 영화의 인상이 아주 강하게 세겨져서 그런것 같은데,
'앤 라이스'가 쓴 뱀파이어 소설들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이어진다.
이 연대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뱀파이어가 됐음에도 인간적인 면을 버리지 못하는 '루이스'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연대기 전체를 이끌어 가며 서술하는건
충동적이고 과시적이며 '루이스'를 뱀파이어로 만든 '레스타'라는 인물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레스타'라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지는데,
이와 함께 작가가 빚어 놓은 뱀파이어의 역사와 세계관도 드러난다.
두번째 이야기부터 별로라는 평이 많지만
난 오히려 재미있게 읽고 있다.
덧 - 하지만 호모포비아가 있다면 질색을 할수도 있다.
야한 성애에 대한 장면은 거의 전무하나
애정의 대상은 거의 대부분이 남자대 남자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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