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인성, 정치성향, 사회에서의 위치...등에 따른 편차가 엄청나게 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열차 안에는 빈민층, 생산직, 서비스업, 상류층, 신(윌포드)으로 지구촌과 유사한 폐쇠된 사회가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주인공인 커티스는 꼬리칸부터 엔진까지 도달한 유일한 사람으로
물론 반란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윌포드는 그에게 이 세상(기차)의 관리직을 맡아달라 부탁합니다.
저는 가장 빈곤한 상태에서 시작하여 대통령이 된 브라질의 룰라대통령을 연상시키더군요.
영화 전반에 걸쳐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각 열차칸의 현상을 그대로 현실에 하나하나씩 대입하고 조립해 맞춰가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어쨌든 커티스는 끝내 열차의 관리직을 맡지 못했습니다.
엔진의 부품이 없기 때문에 키가 작은 아이들을 부품으로 취급하는...찬란해 보이는 엔진의
상반된 어두운 모습을 견디지 못한 거겠죠.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이 커티스는 원래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아이를 잡아먹으려던
꼬리칸의 전형적인 인간이었습니다. 폐쇄사회안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던 인물이었죠.
게다가 자기 죄악을 용서받기 위해 돌봐왔던 에드가를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그는 엔진으로 향했습니다.
최후에는 자의든 타의든간에 그는 최후에 이 사회의 시스템에 감화되어 관리자를 하려던 마음을
먹은 사람이기도 한 그가 단순히 아동이 학대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순식간에 변덕을 부린 거라고요.
윌포드가 그의 선택을 보고, nice 라고 말한 것은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 인간애를 포기한
그가 커티스가 인간애를 살리기 위해 시스템을 포기한 것을 보고 날린 조소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남궁민수...
그는 열차 보안시스템의 설계자였고, 1년의 기준인 예카테리나 다리를 기준으로 그 주변의 환경이
어땠었을지를 알고 있었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이 덜 깨서 그런건지 크로놀에 중독되어서 그런건지...바깥에서 얼어죽은 아내의 유지를 이으려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차의 바깥으로 나가려 했던 그는 문을 폭파시키고 산사태를 일으켜
10만여명의 승객(사실상 지구 최후의 인류 전원) 을 동반자살로 몰고 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열차 사회에 있어서 가장 흉악한 테러리스트가 되었네요.
커티스의 애매모호한 인간애와 앞뒤 생각없는 남궁민수의 폭탄테러가 적절히 조화되어
인류는 추정 딱 2명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야 새로운 아담과 하와네요.
만약 커티스가 자기 안의 죄악을 받아들이고, 관리자를 맡아 남궁민수 외 바깥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선발해서 정착시키고,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열차에 남은 사람들을 돌보면서
다음 해에 희망을 찾아 보았다면 좋았을텐데...(그럼 영화가 재미가 없었을수도ㅠ)
그러나...
역사의 흐름이란건 철저하게 계산되어 흘러가는 부분도 있는 반면에
뻘짓하다가 알프스 산맥을 넘고 엉겁결에 로마 통수를 친 한니발 장군처럼
사건을 일으킨 본인조차도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부분도 있으니...
이도 어찌 보면 리얼리티를 살린 작품이 아닐까요?
ps. 그래도 커티스랑 남궁민수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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