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혹은 어- , 또는 음- 하고 조용히 지나가는 감정선의 교차를 제시하곤했죠.
구구절절하고 복잡하지 않은 방법으로요.
마더에서는 기쁨과 진물나는 조용한 광기를 교차시켜 버스안에서 춤추는 엄마의 실루엣으로 보여주고..
살인의 추억에서는 세월이 지나서도 결국 손에 잡히지 않지만 가까운듯 조롱하는 사건을 뜻밖의 상황과 단순한 대화를 통해 되새김질시키고... 긴장, 아쉬움, 억울함, 분노 등이 뒤섞여 조용히 표출되져
괴물에서는 뭐랄까, 그럼에도 살아간다-랄까. 이전에 딸내미랑 지내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여운을 남기고
설국열차도 비슷한 것같은데, 약간 설명을 붙이자면...
열차 안은 인류 보존이라는 목적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인간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입니다.
생태계의 핵심 역시 인간이 개발한 엔진에서 출발합니다.
계급, 의식주, 심지어는 해를 볼 수 있는 권리까지...
개인의 자유의지를 포함한 자연적인 것들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상태죠.
꼬리칸은 특정인을 제외하고는 노동조차 하지 못합니다.
자원을 생산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연상태에서는 도태되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죠.
하지만 이러한 꼬리칸 사람들에게도 단백질 블록을 배급하여 죽지 않도록 통제합니다.
아이를 낳아 생태계의 핵심인 '인구의 수'를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차저차 정치개념을 동반한 인간 사회에서의 갈등이 폭력을 동반하여 표출되고 결국엔 기차가 빵빵폭발크리... 이건 그냥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기보단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을 축약해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말에 관한 글이니 이부분은 생략하고.
요점인 결말에서,
요나와 타미는 열차안에서 태어나 이러한 인위 속에서만 자랐습니다.
완전인위의 기차 밖으로 나온 요나와 타미는 자연과 마주하는 최초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거대한 산과 눈앞에 인간이 처음 발을 들인 가운데,
반대로 철저히 인위가 배제된, 자연속에서 살아갔던 생명의 상징인 곰과 마주치는거죠.
계급과 같은 어떠한 통제도 없이 동등한 자연 아래 생명인 채로 서게되는데...
마치 태초의 인류가 자연과 맞닥뜨리며 느꼈을 희망과 불안함,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그 순간을
전혀 다른 상황에서 재미있게 포착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마지막에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 안났을것같은데 말이에요.
봉감독이 희망이라고 한것도 이런 차원에서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봉감독말대로 단순하게말이에요.
결말에서 진보니 보수니 복잡한 얘기로는 설명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손가락빠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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