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006년 1월-
-2010년 12월- (아부지가 울고 있다 -_-)
최근에 종영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을
매우 감명 깊게 봤습니다. 이 드라마는 10년 간의 투병 끝에
1988년 사망한 키토 아야라는 소녀가 86년에 낸 동일한 제목의
일기집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드라마에서도 2005년부터
2016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후반 6년은 매우 짧지만)
극중 이케우치 아야가 15살 되던 해 발병한 척수소뇌변성증은 치료법은
커녕 원인조차 알 수 없는 불치병입니다. (지금은 비타민E와 관련한
원인을 찾아내었고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소녀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장애로 인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이 의지하고 편치 않은 바깥세상의 시선과
자기로 인해 피해를 입는 친구들을 보며 미안해 하고 괴로워 하는
과정들이 점점 악화되어 가는 그녀의 몸상태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슬프게 진행되어 갑니다.
사실 이케우치 아야역을 맡은 사와지리 에리카의 외모와 연기로 인해
더욱 드라마에 몰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우는 연기를 보면
누구라도 슬퍼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극강의 포스(?)를 내뿜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아야의 아버지로 나오는 분은 1화에서 코믹 연기를 하다가 진지한
표정을 지을 때 오버가 심해 보여서 '아 이게 뭐야..' 이랬었는데
후반에는 가장 슬픈 표정을 보여주더군요.
아야의 상대역인 아소 하루토역으로 나온 니시키도 료 역시 1화에서는
얼굴도 꺼무잡잡한 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진행될수록
연기도 괜찮고 잘 어울렸습니다. (하루토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군요)
처음부터 병에 걸린 채로 시작하는 지라 그래도 중반까지는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보다도 숨 고를 틈을
안 줍니다. 실제 일기의 내용들을 사와지리 에리카가 나레이션 함으로써
더욱 안타깝게 만들죠. 특히 마지막에 하루토와 아야가 일기를 읽는
음성이 번갈아 흘러 나올 때는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더군요. 저는
7화까지는 슬프긴 해도 잘 버텼는데 8화부터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_-
후 8화 후반부터 11화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안구에 습격을..
ost도 좋습니다. 한국인 K가 부른 'Only Human'이 엔딩마다 실제 아야의
사진과 더불어 애절하게 흐르고 그 외에 'Konayuki'나 '3月 9日'도
중요할 때마다 깔리면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잘 살려줍니다.
그간 가장 감명 깊게 본 '세중사'는 본 사람마다 평가가 많이 엇갈리던데
'1리터의 눈물'은 아무래도 주인공의 투병과 감정, 가족사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거라 봅니다.
다만 '세중사'가 연인을 떠나 보내고 1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잊지
못 하는 사쿠의 감정을 많이 느끼게 함으로써 더욱 슬프게 다가왔기
때문에 '1리터의 눈물'도 그런 쪽으로 치중해서 최종회를 조금 더 길게
가져갔더라면 그 슬픔의 강도가 더 강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롱러브레터-표류교실'에서 시작하자마자 흘러 나오는
쿠보즈카 요스케의(극중 이름 잊어버림 -_-) '지금을 살아'라는 나레이션과 '세중사'에서 아키가 사쿠에게 남긴 '살아가는 당신에게'
라는 시와 '1리터의 눈물'에서 말 못 하는 아야가 하루토에게 손가락으로
'계속 살아줘'라고 말(?)해주는 장면이 뭔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묘하더군요. 9화의 부제가 '지금을 산다'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아야와 같은 병에 걸린 환자로 출연하는 아스미역의 배우가
드라마에 앞서 개봉한 동명의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것 같네요.
이건 그냥 어디서 주워 들은 거. --;
일드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은 시간 내서 보시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후 근데 쓰다보니 글솜씨가 없어서 쓸데없이
길게 썼네.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