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스릴러의 탈만 씌운 잔혹 슬래셔 무비가 판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세븐 데이즈라든지, 극락도 살인사건, 김복남 어쩌구 그런거 다 뭉뚱그려서)
일단 한국 팬들에 어필하는 데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보다 유리한 요소를 꼽으면,
첫번째로 친숙한 '한국인' 배우들에게 관중들이 쉽게 감정이입이 된다는 거
그러다 보니 감정이입이라는 측면을 살릴 수 있는 요소가
지적 유희나 촘촘한 스토리 진행보다는
끈적한 섹스라든지 잔인한 살인 같이 좀 더 원초적인 것들이 되겠죠
일단 살인 쪽에 촛점을 맞추면, 기존의 헐리우드 슬래셔에서 없었던 점
나와 좀 더 닮은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즉 좀 더 와닿는 끔찍함이
한국 영화계의 빈곤한 영화기술이나 허술한 내러티브에도
상업적인 성공을 이끌어내는 황금알이 된 셈이라
연출에 한가락하는 괜찮은 감독들이 그리로 다 몰빵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많은 스릴러가 쏟아져 나오면서도
막상 스릴러의 미덕인 쫀쫀한 이야기구조를 가진 건 몇편 안됐죠
딱히 생각나는 건 범죄의 재구성 정도랄까...
그리고 아직 보진 못했지만 부당거래도 제법 괜찮다는 평이고
하여튼 정말 아쉬운 건
연쇄살인범에 대한 영화에서 빠져선 안될 것이 연쇄살인범의 심리라고 보는데
연쇄살인범의 비중이 그토록 높았던
추적자도 그랬고 악마를 보았다도 그랬고
단지 연쇄살인범은 '악마라서 그럼'이런 설명으로 생략을 해버리니까...
죄에 대한 성찰은 생략되고 단지 유혈이 낭자한 스크린만 남았네요
(아 물론 추적자'는' 연출이 끝내주는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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