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의 안개로 자욱한 자유로의 풍경이 예견하듯
파주의 이야기는 안개가 낀듯 자욱합니다.
은모는 끊임없이 안개속에서 헤메이며 괴로워하고
중식은 스스로 안개속으로 걸어들어왔고 그 안에서 안식을 꿈꿉니다.
물론 은모와 중식은 형부와 처제라는 관계이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보여지긴하지만
포스터의 "이 사람 사랑하면 안돼나요" "파란의 러브스토리"라는 카피와는
동떨어져있습니다.
아마도 그건 조금더 관람객수를 높이기위한 마케팅 팀의 고뇌의 산물이겠죠.
하지만 또다른 홍보실패의 사례가 될거라 그런 생각이 드네요.
자극적인 문구와는 관계없이 파주의 이야기는 침잔하고 답답합니다.
등장인물을 서로 감정을 침묵이란 방법을 사용해서 주로 전달하며
명료하게 서로간의 감정을 나누지도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스스로 죄의식이라는 굴레에 가둬져있고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들은 진실을 밝히거나 알기위해 더 이상의 용기는 무의미한거라고 생각한거겠죠.
이선균은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진것과 다르지않은 침착하고 조용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게 나쁘게 느껴지진 않아요.
박찬옥 감독은 아마 그의 그런 이미지를 원해서 캐스팅했을테고 결과물은 효과적입니다.
서우 역시 우려했던것과는 정말 다르게 괜찮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중학생부터 22살의 여대생(?)까지 어떤 말투와 표정을 지어야 그 나이로 연기할수있는지 아는 듯합니다. 그리고 은모의 혼란스러운 감정선을 비교적 잘 드러냈어요.
물론 감독의 지도가 있었을테지만 기대이상이에요.
음음...여튼 파주는 올해에 나온 몇 안되는 좋은 한국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세심하게 꾸며진 시간적 배경과 사회현실에 대한 장치
툭툭 내뱉지만 가볍지 않은 대사들은 정말 매력적이였습니다.
박찬옥 감독의 전작인 "질투는 나의 힘"도 충분히 매력적이였지만
파주는 그 이상입니다.
물론 친구끼리 혹은 데이트용으로 즐기며 볼수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조용히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흐름을 읽어야하는 영화거든요.
그런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게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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