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100만달러, 1달러 = 1000원의 환율로 따졌을 때 한화 10억에 해당하는 상금이 달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자 8명이 모인다. 게임이 하나, 둘 진행 될수록 참가자도 하나씩 사라지져 결국 시체로 발견된다. 이때 당신이 저 게임의 참가자라면 취해야 될 행동은 무엇일까? 1번 참가자중 김전일과 미유키가 보이는지 확인한다. 2번 참가자중 코난과 란이 보이는지 확인한다. 3번...
영화 10억은 쟁쟁한 배우들이 모인, 한국에선 보기 드문 범죄 심리극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의 겉만 봤을 땐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고, 이야기도 뭔가 심상치 않은 웰메이드 한국영화의 포스를 내뿜는다. 안타깝게도 영화 10억의 장점은 그런 겉모습이 풍기는 느낌까지이다.
김전일이나 코난등의 만화에서 한번쯤 본듯한 이야기는 그 구성이 엉성하고 팽팽한 긴장감 따윈 애저녁에 팔아먹은 모양새이다. 영화 말미쯤 밝혀지는 서바이벌 쇼의 목적은 궁금증 유발과는 사이가 소원한 모양새이고, 그렇다고 참신함과는 경색된 남북한의 사이만큼이나 거리가 멀다. 결국 그렇게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지능적 범죄극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에 오한이 들게 만드는 범죄 심리극으로도 한참 함량 미달의 작품이 탄생되었다.
정말 안타까운 사실은 나름 쟁쟁해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력 조차도 영화의 분위기에 휩쓸린 탓인지 제 몫을 다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배우 개개인의 연기는 나쁘지 않지만 한 곳에 모이면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마냥 겉돌기만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전범은 박해일, 그나마 차악은 박희순이다. 박희순 특유의 저릿저릿한 중저음의 목소리와 광기에 차 희번덕 거리는 눈빛을 감상하고 싶다면 영화 티켓값 9000원중 상당 부분은 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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