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드라마계에는 사극 열풍이 강타하고 있다고들 합니다.(전 TV를 거의 안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사극들도 재미있지만 헐리웃에서 만드는 중세 서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도 고유의 독특한 매력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16~17세기를 호령한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의 모습을 담아낸 정통 사극입니다. 아무래도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절과 겹치다보니 장면장면 배경이나 모습들이 셰익스피어 인 러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격변의 시기에 수많은 적들과 싸우면서 잉글랜드를 이끌어야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인간적인 갈등과 여자로써의 고뇌가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도 좋았고, 배우의 연기들이나 서양 사극의 독특한 매력등이 한데 잘 어울어져 무척 재미 있었습니다.
미리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영화
신대륙의 이권을 둘러싼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갈등관계, 신교도와 구교도간에 다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관계등을 대충이라도 훑고 영화를 보시면 영화가 200만배쯤 더 재미있으실 겁니다. 왜 전통적으로 스페인의 왕이 교회(구교)의 수호자 역할을 맡아왔으며, 펠리페 2세는 뭘 믿고 자기 딸이나 스코틀랜드의 여왕에게 잉글랜드 왕위를 주느니 마느니 하느냐, 엘리자베스 1세는 재위 기간동안 무엇을 했는가? 등의 일들을 네이버 지식즐에서라도 조금이라도 살펴본 뒤 영화를 보시면 영화의 이해가 편하게 되면서 더욱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아쉬운 스펙터클
제가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기대했던 것은 바로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잉글랜드 함대간의 해상 결전씬 때문이었습니다. 극장의 광고를 통해 본 예고편은 영화를 보러 가다가 입 벌리고 침 흘리며 구경 할만큼 정말 끝장나게 멋있도록 그려졌었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예고편에 등장했던 스페인 무적 함대와 잉글랜드 함대와의 싸움은... 그 예고편 이상의 스펙터클과 재미는 없었습니다. 충분히 볼만했지만 뭐랄까 2% 부족한 듯한 느낌의 스펙터클함과 박진감 그리고 너무 짧은 묘사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예산부족으로 인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라거나 '런닝 타임과 DVD 판매를 위해 자세한 전투씬은 DVD 감독판 사서 보삼' 이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함대 결전씬만 완벽했다면 정말 손에 꼽힐만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영화인들에게 한마디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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