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기사단과 함께 돌아온 해리포터
영화를 보러 가기전 알지롱 영화 게시판에서 예전에 썼던 감상 글들을 검색해보았다. 내가 알지롱에 해리포터와 불의 잔 감상을 썼던게 2005년 12월이었으니 약 1년 반만에 새로운 해리포터 시리즈가 찾아온 것이다.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여러가지 기대가 많이 되었던 해리포터가 드디어 시리즈 5번째인 불사조 기사단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사이클대로라면 마지막 7편까지 다 개봉하려면 언제쯤이나 가능할지 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개봉을 했으니 일단 보고나서 따져보자는 생각을 하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질풍노도의 해리포터
영화 해리포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이하였다. 시리즈가 5편에 다다르면서 놀라운 마법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처음의 탄성과 동경이 이제는 서서히 잦아들게 되었고, 이제는 어지간한 CG와 스펙터클만으로는 사람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향하게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인공 해리포터 또한 여기저기서 시련이 닥치고 앞으로 어찌해야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예전 시리즈들보다도 시련의 강도는 강해졌고 또 예전과 달리 쉽사리 문제들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영화 속에서 해리포터만 그런 것이 아니다. 볼드모트의 부활로 인해 호그와트 마법학교도, 영국의 마법세계도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 혼돈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우중충하고, 음울하며 거기에 거지같은 현실세계를 영화속 마법세계에 그려놓는다. 이번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그 질풍노도의 시기를 어떻게 해쳐 나가려는지가 담긴 영화인 것이다.
확실한 성장 영화로 변화해가는 해리포터
책을 읽지 못한 사람으로써 이번 5번째 시리즈의 제목을 보고, 4편인 불의잔 마지막에 볼드모트의 부활을 보고 '와 드디어 볼드모트 세력과의 일대 혈전이 시작되겠구나' 잔뜩 기대했었다. 그런 내 기대와 달리 영화는 엄청나게 화려하지도, 격렬하지도 않다. 그리고 볼드모트 세력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지도 않는다. 영화는 본격적인 악의 세력과의 대결보다는 주인공 해리포터의 성장통과 마법 세계의 혼란을 그리는데 주력한다. 그러니 여태까지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는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책을 읽고 내용을 대충 아시는 분들은 다르겠지만 나처럼 책을 안 읽은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게다가 예전 시리즈들에 비해 짧은 런닝타임과 생각보다 그리 거창하지 않은 '불사조 기사단'의 활약은 무언가 2% 부족한 느낌이 들게끔 한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화려함이나 판타지 세계의 신기함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일상이나 해리포터의 성장통같은 것들이 잘 그려져 있기에 기대했던 종류의 만족감은 아니지만 영화가 그저 마냥 실망스럽지만은 않았다. 마법학교판 성장영화의 재미를 느꼈다고나 할까? 너무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번 해리포터 또한 예전 시리즈들에 비해 썩 나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해리포터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편으로부터 시작된 7부작 시리즈중 이제 5번째 영화가 개봉을 하였다. 처음엔 그저 신기한 눈요깃거리뿐인 아이들 영화였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제법 틀이 잡힌 성장영화로 발전하게 되었다. 앞으로 남은 혼혈왕자편과 죽음의 성도들편에서는 과연 해리포터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악의 세력과 맞설 것인지 빨리 보고 싶어서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른다. 그렇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꾹꾹 꾹꾹 참아줄테니 부디 2% 부족한 느낌까지 꽉꽉 채운 재미있는 해리포터가 되서 돌아와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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