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구님께서 일루셔니스트와 프레스티지를 비교하는 글을 올리셨길래 마침 오늘 일루셔니스트를 보고 몇달전 보았던 프레스티지를 떠올리며 두 마술 영화를 간단하게 비교하는 글을 써보겠습니다.
1. 마술
두 영화 모두 본격 마술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근대 유럽의 마술사들의 삶과 그 마술 세계를 자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마술을 흥미롭고 신비하게, 영화를 보면서도 마치 마술 쇼에 온 것같은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영화 속의 마술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먼저 프레스티지는 좀 더 현실적인 마술의 뒷모습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술사가 마술을 준비하는 과정, 그 마술의 원리, 마술 비법 하나에 목숨을 거는 마술사들의 삶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프레스티지는 '마술'에 주된 촛점을 둔 영화라 할 수 있죠. 그에 비해 일루셔니스트는 '마술'이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라 환상적이고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요소로서 '마술'이 채택 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주인공인 에드워드 노튼이 마술을 펼치는 모습은 영화라는 것을 지각하면서도-특수효과라는 것을 알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에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잘 만들었습니다. 대신 현실적인 마술과 마술사라는 느낌은 조금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2. 이야기
이야기의 구조에 있어서도 두 영화는 조금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먼저 일루셔니스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스릴러가 되기엔 2% 부족함이 느껴지는 뒷심과 조금 예측하기 쉬운 결말이 아쉽습니다. 반대로 프레스티지는 초중반 조금 지루함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뒷부분으로 갈 수록 과도하게 마술에 빨려 들어가는 주인공들의 광기가 반쯤 감기던 눈을 번쩍 뜨이게 합니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결말이 뒷통수를 꽝! 때리며 막을 내립니다.
3. 배우
일루셔니스트의 에드워드 노튼, 프레스티지의 휴잭맨과 크리스챤 베일 모두들 한 간지 하는 형님들이 나오시니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어느쪽이 더 나은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프레스티지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는 점에서 프레스티지 쪽으로 조금 마음이 기울지도?(우슴)
4. 개인적 사족
저는 개인적으로 프레스티지보다는 일루셔니스트쪽이 좀 더 재미있었습니다. 프레스티지는 마술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충격적인 결말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일루셔니스트는 이야기나 결말이 좀 평범했지만 환상적인 느낌이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킹덤 오브 헤븐을 본지 얼마 안되어 일루셔니스트를 보니 에드워드 노튼 형님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를 멤돕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을뿐 마술에 관심 있고 괜찮은 스릴러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두 영화 모두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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