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보는줄 알았습니다.
전형적인 카메라 워크, 뻔한 타이밍에 나오는 뻔한 음악. 아니 너무 뻔해서
음악이 튀어요. 되려 몰입을 방해합니다. 이게 atmos사운드 시스템의 힘인가.
뻔한 행동과 뻔한 개그들. 유인원이 아니었으면 모두가 지루해 했겠지요.
물론 말 수가 적은 캐릭터들로 재미있게 만드는게 쉽진 않았겠지만.
화장실개그로 점칠된 트랜스포머만큼이나 이번 혹성탈출은 유치하고 식상한것들로
범벅이 되어있습니다.
시나리오는 동화가 되었습니다. 매드맥스3가 이런느낌이었는데.
아무리 동화라고는 해도 시나리오가 좀 똥인게..
시저는 자신의 본분을 잊은채 개인적인 빡침으로 무리를 이탈합니다.
하지만 무리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군대의 시선을 돌리겠다는 변명을 하죠.
처음엔 그게 변명이 아니라 진짜 자기희생인줄 알고 오 쫌 멋있는데?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후에 하는 일이라는게.. 쩜쩜쩜..
그리고 뜬금없이 소녀(비주얼담당)와 낯선유인원(개그담당)을 만나 동행하게 됩니다.
여기까진 괜찮았어요. 아 이영화 장르가 판타지고 동화구나 싶거든요.
인간들이 병걸린 다른인간을 사살하는 것을 보여주며
이 소녀의 사연에 대해 따로 설명 할 필요 없이 이해시켜주는
나름 괜찮은 전개도 있구요.
그런데. 중반이후부터 영화가 똥이 되어갑니다.
유인원 뒷걸음질에 우연히 발견되는 땅굴에..
그 큰 굴의 존재를 인간들은 아무도 모르고있고.
그놈의 땅굴은 왤케 흙이 부드러운지 유인원 둘이서 숭덩숭덩 잘만 팝니다.
전염병 무서워하는 대령은 멍청하게 유인원 우리를 기지 한가운데에다가 마련해 놓고,
시저를 자기방으로 데려와서 떠들고 있습니다.
그 똑똑한 대령이란놈이 유인원은 인간보다 낫다 라는 말을 하는데
아무리 봐도 더 나아보이지 않아요.
영화내내 노예마냥 끌려다니고 무기도 구식이고
인간이 쪽수도 많고 기술도 낫고 더 나아 보이는데 왜 대령은 쓸데없이 그런 대사를 하는지.
주인공 버프를 받은 시저는 대령의 끝없는 자비로 몇번이나 죽지도 않고.
아니 살려둘 이유가 전혀 전혀 없는데??
그리고 대령이 시저를 가둔 케이지 바닥에서 정체모를 더러운 인형을 줏었는데
그걸 쓸데 없이 자기방에 가져와서는 결국 병에 걸리고
(대체 왜 가져와 그걸??? 대령이 동심이 넘치나??)
그렇게 가치관 확실하던 대령인데 마지막 순간에 시저를 죽일 기회가 있는데도 혼자
자살이나 하고.
유인원 우리를 감시하는 인간이 단 한명뿐?!?!
그 한명은 왜 뭣하러 우리에 단신으로 들어가는지 납득도 안되고.
그 많으 유인원이 모두 탈출하는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수류탄하나에 기지가 다 터져버리질 않나.
북쪽의 다른 군인들은 무식하게 죄다 몰려와서는
눈사태 한방에 모든 인류 간단히 전-멸. 뭐 이런 씸플한 해결이 있나.
죄다 억지에 뜬금포에 우연의 연속.
그러고 다행히 해피엔딩이 오니
시저 짱짱맨 네가 한일을 모두가 기억할거야 이러고 있고.
아니 시저는 사고만 치고 해결은 오랑우탄이랑 개그담당이 다 했잖아?!
시저의 개인적인 고뇌에 촛점을 맞추고 싶었던건 알겠는데.
얘는 그냥 코바처럼 복수심에 불타서 이상한 판단만 하다가
수습은 남이 다해주거나 우연의 힘으로 우주가 도와주는
그런 해괴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 고뇌조차도 찌질해 보일수 밖에요.
여튼 뭐. 그래도 원숭이가 말타고 총들고 다니는 화면은 그림이 되니
비주얼 보면서 느긋히 즐기면 좋은 영화 같긴 합니다.
소녀도 너무 이쁘구요. 하악.
그림의 구도조차 너무 뻐언해서 좀..아쉽긴 하지만.
원숭이 빠돌이들에겐 좋은 크리스마스 특집영화 되겠읍니다.
그래서 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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