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권 상황이 어떤 지 정리해 봤습니다.
1. 어떤 심각하게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때, "이런일이 있을줄 알고 xxx를 준비해놨지!"와 같은 대사를 치면서 대비해 놓은 장치들을 꺼내놓는 경우를 일본의 로봇물에서 흔히 볼 수 있음.
2. 기업이나 조직도, 예상보다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사전에 "준비된 비상대응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긴급한 위기상황에 접하면 보통 조직의 장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가동하겠다"를 선언하며 비상계획을 발동하고는 함.
3. 현재, 금융권들이 하나 둘 씩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있음.
4. 목적은 생존임.
5. 은행들이 고금리로 사상최고의 이자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요란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음.
6.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고수익 잔치를 벌이는게 아니라,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임.
7. 일본 대지진때 해안을 덮치는 쓰나미를 보면, 처음에는 큰 파도가 덮치고, 이후에는 높아진 수위가 밀어닥치는 것을 볼 수 있음.
8. 현재 금융권은 큰 파도가 덮치는 상황을 대비하기 시작함.
9. 이번 큰 파도는 돈이 떨어지는 유동성 고갈임. 돈이 없다는 것은 부도라는 말이기 때문임.
10. 수신기능이 있는 금융회사들은 예금 이자율을 높여서 자금을 확보하려 하고있고, 수신기능이없는 카드,캐피탈사 같은 여신전문 금융회사들은 수익성, 손익 포기하고 현금확보 한다며,가능한 모든 자금을 끌어오고, 영업을 취소하기 시작함.
11. 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부동산PF, 브릿지론을 중단하고 있고, 카드사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캐피탈사들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자동차담보대출등을 줄여서 지출을 줄이기 시작함.
12.올해 6월2일 블로그에, "금융권의 가장 약한 고리인 저축은행, 캐피탈사 대출, 카드론에서 시작해서 은행권으로 부실이 확대되는 금융위기의 초입이 지금 일지도 모름. " 이라는 글을 쓴적이 있음.
13. 올해 6월만 하더라도, 시장금리가 오르니 이자를 높게 받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은행 주식을 사라는 추천들을 여기저기서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위험한 추천이라고 생각해서 위 글을 썼던 것임.
14. 금리가 낮고 돈이 많이 풀려 경기가 좋을때는 빚이 많은 사람이 돈을 잘 벌수가 있음.
15. 이자가 싸고 쉽게 돈을 빌릴수 있으니, 내 돈이 별로 없어도 최대한 많은 돈을 빌려서 부동산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며 수익을 올릴수 있었음.
16. 금리가 오르고 돈이 마르기 시작하면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이 이렇게 자기돈 없이 빚으로 돈을 벌어온 사람들임.
17. 여기에 빚이 딸러빚인 곳은 고통이 더 커지게 됨.
18. 금융회사나 기업, 국가도 마찬가지 임.
19. 특히 금융회사의 경우 돈이 마르고, 금리는 말이 안되는 속도로 올라가는데, 전통적으로 자금이 마르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으며, 부동산PF까지 터진것을 생각하면 올해 연말 유동성 발작의 큰 파도는 장난이 아닐듯 함.
20. 높아진 수위가 밀어닥치는 것은 개인과 기업이 고금리에 무너질때 발생하는 연체율의 증가임.
21. 한국은행에서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면, 연체율이 어느정도 오를것인지를 분석한 보고서가 있음.
22. 보고서의 결론은 가계대출 금리가 1%p 올라가고, 아파트 가격이 1%p 떨어지면 은행권의 연체율은 5배가 올라가고, 연체금액은 7.7조가 늘어난다는 분석임.
23. 가계대출 금리 1%p에 연체가 저만큼 늘어난다는 것이니, 금리가 1%p보다 더 크게 뛰고, 부동산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 그만큼 연체율과 연체금액은 더 높아지는 것임.
24. 연체율 상승은 파도와 같이 빠르게 오는게 아님. 사람들이 예금을 깨고, 보험을 해지하며 버티고 버티다 연체가 시작되는 것이라, 수위가 올라가듯 천천히 올라가지만 위험은 더 큼.
25. 금융회사들은 연체율이 올라가면, 예상되는 손실에 대비해서 대손충당금을 쌓게 됨.
26. 대출 충당금 만큼 금융회사의 손익에 마이너스가 커지는 것이고, 주가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
27. 금융회사들이 유동성을 축소할때 가장 먼저 힘들어지는, 채무가 많고 재무가 나쁜 회사들에 투자한 돈이 있는지 점검해야함.
28. 다른 시각으로 보면 어떤 회사들에게는 이 때가 성장의 기회임
29. 쓰나미가 지나가고 나면, 단단한 경영을 하며, 컨텐전시 플랜등을 잘 실행해서 살아남는 회사들에게는 기회가 오게 됨.
30. 개인적으로도, 2008년 금융위기때 보험사의 햇징를 활용해서 조직이 살아남는데 기여를 하기도 함.
31. 한번 쓴 내용이지만 다시한번 언급해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관련 위험을 느껴서 찾아 간 곳이 버크셔 헤더웨이 였음.
32. 임원급 실무자들과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가격이 하락할때 보상을 해주는 보험을 협의했고
33. 아지트 자인 (Ajit Jain)과 해변가 식당에서 맛없고 몸에 좋다는 지중해식 런치를 먹으며 보험을 듬.
34. 보험을 들고, 1년쯤은 괜히 보험 든 것이 아니냐는 공격도 받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버크셔 헤더웨이에서 천억쯤 보험금을 받고 신용등급 유지가 가능했음.
35. 물론, 보험금 천억이라는 돈이 조직을 살린것은 아님.
36. 신용평가사에서 찾아와서 "너희들 이렇게 부동산 담보가 많은데 위험하지 않니?" 라는 질문에 "우리는 버크셔헤더웨이의 보험으로 위험을 햇징해 놨다"라는 답변이 마법의 효과를 발휘했던 것임.
37. 하버드 비즈니스 보고서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음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여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
위험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쟁사가 내외부의 파도에 무너질 때 점프하듯이 성장한다”
38. 기업을 볼 때 매출,영업이익과 같은 외형 지표만 보지 않고, 매출 구조가 견고한지,단단한 성장인지, 재무는 안정적인지 등도 주의 깊게 보는 이유임.
39.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미친듯한 환율, 원자재 가격의 폭등등 불안정한 외부 환경에,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기업들이 속출할 때, 대비를 잘 해서 살아남는 기업과 개인은 점프하듯이 성장할 것이고, 주식 가치도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봄
40. 정부 대응이 시장에 작동해서 연말 큰 파도를 금융회사들이 잘 넘기는지 봐야하고, 연말을 지난다고 하더라도, 연체율 증가에 의한 손실 확대를 주의해야 하는때임.
41. 개인도 재산대비 부채가 많은 사람이 힘든 시기가 왔음.
42. 최대한 대출을 줄이고, 재투자 타이밍을 기다려야 할 시기로 보임.
한줄 코멘트. Winter is coming! 3.145.47.1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