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MAN2025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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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01:53:40
SUPERMA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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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 붉은 속옷을 새파란 타이즈 위에 레이어드한,
그야말로 전위적인 복장의 외계인은 저의 유년 시절 상상력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수퍼히어로라는 장르의 원형이자 미국 대중문화의 토템과도 같은 존재였지요.
그렇기에 2025년, 제임스 건 감독의 손끝에서 이 고색창연한 신화가 어떤 의미로
재해석될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들었습니다.


제임스 건은 분명 재능이 넘치는 영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언제나 유쾌한 각본이 먼저 눈에 띄고,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시리즈로 대중적 스타덤에 올랐지만,
초기 연출작에서 드러나는 B급 감성과 타란티노식 장난기,
장르적 아이러니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우주 너머의 괴짜들조차 블록버스터의 껍질 아래 기묘한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이번 작품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DCEU의 종언, 그리고 DC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단추입니다. 미국 문화의 첨병이자,
수퍼히어로의 원형에 가까운 ‘강철의 사나이’가 새로운 배우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잭 스나이더와 헨리 카빌이 창조했던 DCU의 수퍼맨,
그리고 벤 애플렉의 배트맨이 펼쳤던 그 만화적 향연을 여전히 그리워합니다.
그저 시각적 포만감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던 시대는, 타임워너 경영진의
조급한 야욕에 의해 너무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MCU에서 성공적인 트릴로지를 완성한 감독을 데려와
DC의 구원투수로 삼으려는 워너의 전략은, 어쩐지 얄팍한 수작처럼 느껴집니다.
거창한 장기 플랜을 내세우지만, 지금껏 평론가와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
워너 경영진들의 삽질을 생각하면, 챕터1의 여덟 편이 모두 제작될 수 있을지,
그 중 몇 편이나 극장에 걸릴지조차 의문입니다.

이러한 불신은 단순한 팬심의 투정이 아니라, 지난 십여 년간의 실망이 쌓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잡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들며 건 감독이 얼마나 행복했을지,
그리고 그가 수퍼맨이라는 캐릭터에 쏟은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상상해봅니다.

단순히 전능한 초인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과 생명에 대한 존중, 선함의 본질을 탐구하는
‘재미없는 완성형’ 영웅에게 시련을 부여하는 절대자의 시선.

이 지점에서 감독 특유의 습관같은 B급 정서가 담뿍 느껴집니다.

너무나도 오래된 이야기와 캐릭터를 최신 기술과 신선한 배우들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솔직히 대중적 흥행을 담보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입 베어물고 인상을 찌푸리는 몹쓸 맛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DC코믹스 세계관에 대한 이해와,
과감하게 생략된 디테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립된 영화로서의 완결성보다는, 거대한 세계관의 일부로서
곱씹어 감상할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본작은 고전의 무게와 현대의 감각, 그리고 감독의 장난기 어린
애정이 뒤섞인 기묘한 혼종입니다. 대중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감독은 자신만의 테이스트로 첫 작품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고, 공들인 티가 나는 영화지만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인 7억 달러에는 미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심술난 워너 경영진들이 감독을 경질하고 이후 프로젝트를 엎어버린다고 해도
늘 있어왔던 일이기에 놀라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리브 시절의 수퍼맨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영화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히어로라는 개념의 상징은 결코 더럽혀지지 않으니까요.

외화 | 1,336명이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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