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롱 영화 게시판이 끝없이 죽어가니 리뷰를 좀처럼 쓰지 않게 되네요.
예전보다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고펑님께 조심스레 영화게시판을 조금 상단에 위치해 주셨으면 어떨까 하고 요청해봅니다....
1. 이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대단한 영홥니다. 남은 2022년 안에 판도를 뒤흔들어 버릴 작품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이 영화가 올 해의 영화입니다.
2. 연기
한국 배우과 영어권 배우를 제외하고는 솔직히 다른 나라의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요.
와... 근데 이 영화의 주역 3인방은 진짜 연기가 미쳤습니다. 돌았어요. 뭐라 설명이 어려운데, 파괴력이 어마어마 합니다.
극의 진행상 여러가지의 인물상을 동시에 연기해야하는데(주역이 아니더라도), 그 여러가지 중 놓치는 부분이 한 순간도 없습니다. 제가 중국어 대사를 치는데 연기력에 감탄 할 날이 있을거라고 생각 못했는데요... 예.... 참 당황스럽네요.
사실 등장인물들 연기력이 모조리 미쳐있는 상태라 다 좋아요.
양자경도 훌륭하고 딸 역할의 스테파니 수도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훌륭한데, 남편역의 키호이콴 배우는 뭐 미친수준으로 연기합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의 화신과 같은 역할인데, 그의 연기가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설득력을 얻게 하는 주된 원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3. 화면?
매우 좋지만, 이쪽(?)장르 대비 돈을 알차게 쓴 흔적이 많이 있습니다. 화면이 나쁘다기 보다는, 이 영화에 블록버스터급 자본이 투입되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감독이 가진 상상력의 이미지는 이에 그칠게 아니었다고 느끼게 되거든요.
감독의 톡톡튀는 발상은 무궁무진 했을 것 같은데, 타협한 느낌이 역력한 것이 아쉬웠네요. 이 영화가 그 어떠한 터치없이 디즈니급 자금 지원을 받았으면 아마 무엇을 화면을 담았을지 궁금합니다.
4. 음악
거의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뭔가 뇌리에 남는 음악이 없네요. 화면은 휘황찬란한 것에 비해 음악구성은 조금 아쉽습니다. 뇌리에 남는 음악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5. 다시, 이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너무 좋아요. 이 영화의 메시지도 너무 좋아요.
모두가 알고있는 그것,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그것, 모두가 이랬으면... 그랬으면... 하는 그것. 간절히도 원하는 그것.
현시대의 사람들 모두 간직하고 있고, 그 어떤 사람도 마음 속 한 구석에 짐짝 취급 받고 있고, 어떤 사람은 이를 위해 평생을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는 그 포괄적인 모든 가치들. '아직까지는' 내 후세에 전하고픈 유일한 메시지. 현 지구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내세우고자 하고픈' 그 가치.
그게 이 영화의 제가 가진 유일한 불만입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옳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니, 언제라도 옳아야 합니다. 옳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게 너무 슬퍼요.
세상이 문제인지, '요즘'이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문제인지...
이젠, 그런, 어떤, 포괄적 의미의 '선善'을 목청이 터져라 외치는 게, 이제는 슬프고 덧없게 느껴집니다.
선善의 실행이 반드시 선善으로 되돌아 오지는 않는 다는 게 들통나버린 현시대잖아요.
아니라고 해주신다면 저는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정말 고마울거에요.
애석하게도 스크린과 모든 대사를 총동원해서 선善의 가치를 울부짖는 이 영화는 제게는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6. 총평
뭐랄까. 한 10년 전에 봤으면 프로레슬링계의 데이브 멜쳐처럼 리뷰 만점이 5성인데도 불구하고 자기 입맛에 맞으면 7점 주고 8점주고 그랬을 텐데, 그러질 못하겠네요.
5점 만점에 4.8점입니다.
0.1점이 빠지는 건 음악때문.
그리고 나머지 0.1점이 빠지는 이유는 영화에 잘못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0.1점이 빠지는 이유는 관람객인 내 잘못, 혹은 지금 이 세상입니다. 18.222.35.7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