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재미나 완성도로 따지자면 반도 >> 나는 살아있다 정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살이 워낙 망작이라 이 영화는 10점 만점에 6.5점 정도 주겠음.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라는 클리셰를 그대로 따른 영화!
이걸 주위 사람들에게 돈주고 보라고 권할 수 있으냐?라는 질문에 좀 망설일 것 같은 영화!
먼저 시대 상황이나 배경, 분위기 같은 건 꽤나 잘 뽑았음.
하지만 문제는 '캐릭터'와 예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과한 신파'에 있음.
부산행이 처음 이슈화 된 건 '한국 좀비물에 마동석이 나온대'였음.
그 캐릭터 하나로 '좀비들이 불쌍해지는 영화가 아닐까?'하는 기대감이 컸음.
거기다 훤칠한 공유가 길쭉한 다리로 뛰는 것 자체가 이미 화면이 꽉차게 이쁨.
그리고 각기 개성있으면서 빌런, 영웅, 딜러, 힐러 등의 역할에 충실한 캐릭터들이 숨쉴틈 없이 몰아닥치는 상황 속에서,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거임.
그런데 반도는 그보다 호흡이 느리고, 공유와 똑같은 역할로 강동원이 나오긴 하지만 전혀 멋진 모습을 안 보여줌.
내가 시나리오 수업을 처음 듣던 9년 전 작가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한국에선 자동차 추격씬 나오는 시나리오 웬만하면 쓰지마라. 못 찍으니까'라고 말씀하셨고.
매드맥스 뽕 거하게 맞으신 연감독님은 그걸 깨고자 했으나 역시 못 깨셨습니다.
같은 아포칼립스 배경에서 매드맥스가 너무 상식을 넘어선 차량 추격전을 보여준 상황에서, 배경만 서울로 바꿔놓고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 건 크나큰 오산이었음.
그리고 신파 역시 '부모와 자식' 정도의 관계에서나 눈물을 짜낼 수 있지.
그 이상의 사돈의 팔촌 간은 2시간 내내 감정을 쌓아도 어려운 부분임.
거기다 감정을 지나치게 질질 끌어 1도 슬프지 않은 지긋지긋한 신파를 완성함.
(갠적으로 부산행 보고 아이 아빠로서 울었고, 그 신파는 세계시장 상대로 적당했다고 생각함)
결과적으로 이 역시 '코로나 때문에'라는 핑계로 흥행에 실패하게 된 영화 중 하나로 남을 예정입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극장에 혼자였음) 3.142.96.1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