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실패하고
떼인돈이 이억이 넘고
전 사장은 구속중이고
갑자기 누가 사고 치고
저는 뜬금없이 심장병으로 쓰러지고
어머니 아파서 울면서 비행기 타고
별의 별일 다 겪어보고
지금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긴 합니다
앞으로 제가 대단히 성공해서 뭔가 빌딩을 올릴 수
있을꺼란 기대도 안 하고 그저 살아만 가고 있습니다
근데 와이프랑 밥 해먹고 어머니랑 좋은 곳 다니고
온 가족 둘러 앉아 윷놀이 하면서 웃을 수 있고
누구 만나면 밥한끼 할 수 있는 삶을 겨우 겨우
진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근데 지금 삶에 매우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돈이 많지 않고 제가 벌이가 대단한 것도 아니고
와이프 운동복도 알리에서 사서 입히고
헬스장도 제일 싼 곳 찾아 다니는데
그냥 이 사람이랑 있으면 좋아요
그냥 안심이 되요 이 친구가 돈을 많이 벌어주지
못하고 뭐 처가댁에서 뭘 엄청 주고 그런거 없어요
현실은 그래요 그런데
이 친구가 나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좋아요
나만 보면 그렇게 좋데요 그래서 나도 좋아요
진짜 와이프가 말하는 아파트에서 언제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영원히 살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건 뭐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밥 차려 놨다고
퇴근 빨리 하라고 해서 와보니까
소고기 국밥 끓여 놨는데
이거 보니 그냥 좋습니다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거 자체가 좋습니다
사실 오늘 카드값도 겨우 메웠는데
그래도 좋아요 ㅎㅎ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좋은걸 마누라한테 못해줘서
미안하기도 하구요
그냥 이렇게 삽니다
십만원 생기면 니 오만원 내 오만원 해서
와이프는 올리브영 가고 저는 스팀 게임 사고 ㅎㅎ
613명이 읽었어요. 216.73.216.1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