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못 보던 아이디한테 뻐꾸기 날라와서는 호게에서 나 회계사라고
들었다고 회계 질문 해도 되냐고 함..
그래서 나는 회계사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긴 한데 엥간한 실무는
다 해봤으니 답변은 해주겠다 질문이 뭐냐 하니까 간단한 회계처리 몇개
물어보길래 다 대답해줌
그 뒤로도 종종 뻐꾸기 날라와서 질문에 답해주고 그랬는데 어느날
자기가 맨날 질문만 해서 죄송하다고 밥 사준다고 함 나는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니고
됐다고 거절(사실 남자랑 밥먹기 싫어서) 했는데 극구 사준다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약속 잡으려고 카톡 아이디 받아서 추가했더니 프사가 여자인거임
당연히 남자일거라고만 생각해서(어느 미친년이 먼저 밥사준다고 할리가 없으니까)
존나 당황스럽긴 했는데 내색은 안 했고 뭐 여차저차 하다가 만나는 날 됨
(심지어 또 나 만나러 서울사는 애가 인천까지 옴)
사진으로 봤을 때도 어려보이긴 했는데 만나서 얘기 나누다 보니까 20대 중반에
일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됐는데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 받아서 엄청 깜깜하다고 함..
그래서 직장인 둘이 만나면 항상 제일 잼있는 회사 뒷다마 신나게 까고 알지롱 얘기
하고 처음에 뻐꾸기 받았을 때 누구지 하고 이름검색 해봤는데 글이 하나도 없어서
이상했는데 자기는 원래 레어란 보고 유입되서 호게 눈팅만 한다고 하더니 진짜로
그 당시에 호게에서 핫했던 사건이나 인물들 다 알고 있고 그때 뭔 하모니카 사건인가
그거 나는 무슨일인지 잘 몰랐는데 존나 자세히 설명 들음
그러다 갑자기 자기 인천 처음 와봤다고 바다보고 싶다 그래서 차타고 을왕리로 쏨
거기서 해 지는 거 좀 보다가 이제 어두워져서 카페 나와가지고는 차에 타서
집 어느쪽이냐고 가기 편한 지하철역에 내려주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더 있고 싶다는 거임??????????
나는 솔직히 좀 부담스러워서 부모님 걱정하시지 않겠냐 라고 넌지시 거절했는데
친구네서 자고온다고 말하고 나왔다고 존나 천진난만하게 말함
나는 일정에 없던 일 일어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아오 시벌 이걸 어떡해야 되나
하고있는데 갑자기 엄청 울거 같은 표정으로 자기 별로냐고 울먹이길래
아 그런건 절대로 아니다 그냥 이런일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워서 그런다 라고 달랬더니
그럼 키스 해주세요 라고 함
순간 정신이 띵해져가지고 요즘 애들은 이런가? 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슬쩍
입술 갖다 대려고 상체 일으키는데 갑자기 팔이 내 머리를 휘감아오면서 진짜 뭔
영화에나 나올법한 찐한 혀의 폭풍이 밀려옴.. 근데 또 너무 잘해서 한 10분 넘게
계속 리드 당하고 있는데 갑자기 걔가 내 한손을 잡아서 자기 가슴 위에 올림..
이 때 나는 이미 모든 이성이 날아가가지고 조수석 시트 제끼면서 넘어가 올라타려는데
하필 내 잠바 주머니에 있던 동전 1개가 차 바닥으로 굴러떨어짐아 뭐지 하고 바닥 봤는데
아니 글쎄 그 굴러떨어진 동전이 안 쓰러지고 제자리에서 계속 뱅글뱅글 도는 게 아니겠음?
너무 신기해서 나는 동전을 계속 쳐다봤고 그렇게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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