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밤이네요..
배를 설계하는 일이 직업이다보니 세월호 사고에 대해 관심도 많이가고 마음도 너무 무겁고 아픕니다.
오늘 세월호 GENERAL ARRANGEMENT 도면을 찾아 꼼꼼히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보았습니다..
현재 탈선명령 등 사고 후 조치를 취했다고 입맞춰 말하고 있는 승무원들에 대해 테크니컬하게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선실 제일 꼭대기층은 NAVI DECK라고 불립니다.
이 곳은 배의 항해/통신관련 장비들을 총 컨트롤 하는 곳이라 보시면 됩니다. 물론 PUBLIC ADDRESS라 불리는 방송 장비를 포함해서요.
(주요 장비인 BRIDGE CONTROL CONSOLE에서 각종 장비들의 모니터링과 컨트롤이 이루어집니다.)
세월호는 승무원 숙소가 NAVI DECK에 절반 이상 위치해 있고, LIFE RAFT또한 모두 NAVI DECK 외부 양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NAVI DECK는 문이 한쪽 방향에만 설치되어 있는 선실 내부 객실과는 다르게 배의 왼쪽(PORT) 오른쪽(ST'BD) 모두 OUTSIDE로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이 있고, NAVI DECK 위엔 COMPASS DECK라고 하는 각종 RADAR와 안테나가 설치 된 DECK가 있어 배의 꼭대기까지 올라 갈 수 있는 구조로서 사고 발생 후 구조되기 가장 쉬운 위치에 속합니다.
서비스직인 안내원, 판매원등을 제외한 선박직 승무원들이 있었을법한 장소를 생각해보면
1. NAVI DECK
2. ENGINE ROOM
3. BALLAST CONTROL ROOM이 있습니다..
2,3번 룸들은 먼저 침수가 시작된 배 선미쪽 ON DECK 아래(육상으로 따지자면 지하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중 ENGINE CONTROL ROOM(이하 ECR, ENGINE ROOM ST'BD-오른쪽에 위치)은 가장 바닥에 위치하고 있음을 도면을 통해 확인 했습니다.
ECR내의 주요 장비로서는 MAIN SWITCHBOARD 및 ENGINE CONTROL CONSOLE이 있습니다.
배 전체의 전력 송전/배분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으며 엔진을 포함하여 수 많은 기관 장비들을 모니터링 하고 조작 할 수 있으므로 기관사를 포함한 몇몇은 당연히 ECR에서 근무중이였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 세월호는 여객선인 관계로 다른 상선과는 달리 ENGINE ROOM의 상부 DECK부터 선실까지 쭉 이어지는 ENGINE CASING에 BALLAST CONTROL ROOM이 있을것으로 추측이 됩니다.(여객선 설계를 안해봐서 잘 모릅니다만 G/A 도면으로 추측해봅니다.)
BCR에선 말 그대로 배의 부력을 조절 할 수 있는 BALLAST TANK를 모니터링하고 컨트롤 합니다.
따라서 여러 선원들이 근무를 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2,3번 ROOM에서 근무하고 있었을것으로 추정되는 선원들이 100% 모두 구조되어 큰 부상없이 멀쩡히 생존하고 있는것을 보았을때, 이들은 배 90도로 기울어지기전에 이미 EMERGENCY ESCAPE TRUNK(비상통로-자신들만 알고 있다는 통로가 이 비상통로일 확률이 크나 EM'CY ESCAPE TRUNK엔 주로 수직으로 세워진 사다리가 설치되어 이동이 쉽지 않으므로 확실치 않음) 또는 상부 DECK로 이어지는 계단 등, 각종 통로를 통해 NAVI DECK 또는 선실 외부까지 다 도망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때, 상식적으로 물이 차오르고 있는 선미쪽 계단을 이용 했을리는 없을 듯 하며 아무리 ESCAPE TRUNK로 간다고 해도 승무원들은 필연적으로 승객들이 있는 층을 지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승무원들이 NAVI DECK에서 쉬고 있지 않았다면, (규정상 그럴일이 없었을거라 생각되지만) 또 승무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조금만 시간을 할애했다면 충분히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던 것입니다.
배가 침수되는 과정에서 G/A상 AUX. ENG. ROOM에 설치된것으로 보이는 3대의 NO.1,2,3 MAIN GENERATOR(발전기)가 고장나 완전히 멈추고 전력공급이 차단되어 엔진이 정지하게 됩니다만 배가 통제 불능상태에 빠지면 NAVI DECK의 BATTERY ROOM에 있는 배터리 및 각각 DECK에 퍼져있는 UPS장비들 그리고 EM'CY GENERATOR ROOM에 있는 비상발전기와 비상 송배전기(EM'CY SWITCHBOARD)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아주 짧은 시간안에 black out된 배를 정상상태로 회생시키기 위한 시스템이 동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ROOM 또한 제일 선미쪽에 위치해있으므로 초기에 침수되어 고장났을 가능성을 배재 할 수는 없겠죠..
이 경우, 엔지니어가 메뉴얼로 직접 각종 VALVE를 찾아 돌려서 배의 장비들을 컨트롤 해야 합니다.
세월호 같은 경우 선원들이 다 도망쳤으니 결국 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 됩니다..
배의 각종 기관에 있던 기압식, 유압식 장비자체는 아무리 거친 수압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선박 설계/제조 규정에 따라 밀폐된 구조로 제작이 됩니다. 따라서 장비들이 침수 즉시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크게 없으므로 선원들은 그냥 배를 침몰하게 방치한거랑 다름이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승무원들은 배 무게중심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물론이고 승객에게 위험을알리고 구하려는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것이 기술적으로 증명이 됩니다.
기관실 선원들도 유기치사혐의로 구속 수감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장이 배를 버릴것이였으면..승무원들이 도망 칠 당시, 승객들도 모두 NAVI DECK로 다 올려보내고 탈선 및 구조 대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도면을 보며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승무원 본인들은 위험을 무릅쓸 생각이 전혀 없었고 구조를 위해 한 조치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말하고있는 골든타임을 본인들의 안녕만을위해 허비한셈이며 할 수 있는 구조조치를 모두 했다는것은 전혀 믿을 수 없으며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요.
또 배가 완전히 기울기 전이나 기울고 나서나 네비데크 근처로 가 볼 수도 없었던 아이들은 항해사들이 있던 NAVI DECK 바로 양 옆에 전량 위치해있던 LIFE RAFT(구명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보지도 못했을거라 생각됩니다..
지금와서 이런저런 생각해본들.. 할 수 있는것은 기도뿐이지만, 자의든 타의든 모든 책임을 저버리고 엄청난 희생자를 유발하고도 뻔뻔한 변명만 늘어놓는 선원들에게 무거운 심판이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 글을 써보았습니다...
6294명이 읽었어요. 3.142.199.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