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무비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걸까요
다른 캐릭터들 영화에 꾸준히 얼굴 비춰주고 분량 챙겨가며 전사를 쌓아올려놨는데도
공식적으로 MCU 무대에서 퇴장해버렸으니 그걸 여러 시리즈에 걸쳐 심도있게 풀어낼 수도 없게 되어서 하나에 몰아 넣은데다가
갑자기 뜬금없는 유사가족 설정까지 낑궈놓으니 이야기는 구심점을 못잡고 가족 이야기 풀랴 레드룸 이야기 풀랴 어벤저스 이야기 풀랴 여기저기 마구 굴러다니다가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여기에 메인 악당에 대한 서사는 끼어들 틈이 없어서 아무 존재감 없이 퇴장한 병신이 됐고(극장 나오자마자 이름도 까먹음) 태스크 마스터에 대한 서사는 진짜 헛구역질이 나올만큼 뻔한 수준이었죠.
게다가 블랙위도우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이 영화의 장르는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정수를 담았어야 했는데
이거는 뭐 윈터솔져에서 이미 한번 찢어버렸고 그걸 한번 더 블랙위도우만의 색깔로 풀었어도 괬을걸 결국에 이들이 선택한건 블랙 위도우의 10년 쌓은 캐릭터성에 무책임하게 기대버리기였어요.
수퍼히어로 랜딩 후에 머리 털며 노려보는 자세를 가지고 농담 따먹기를 한다던지(진짜 아주 지겨울정도로 영화 내내 나오더라고요) 약한 척 하면서 정보털고 고맙다고 하기. 이것도 뭐 비틀거나 발전시키는거 하나 없이 그대로 다시 써먹는데 이거 진짜 월드클래스 스파이 맞냐.
유사 가족 이야기는 그저 블랙 위도우 가족 만들어주기 프로젝트 수준인데 그러면 어벤져스는 뭐가되니 씨이벌
영화의 서사는 엉망 진창으로 굴러가고 팬심 자극 영화 수준으로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오락성은 뛰어났어요
액션은 호쾌하고 스펙타클하고 뭐 그렇습니다.
태스크마스터의 카피닌자 액션도 뭐 그럭저럭 볼만했고요
다만 좀 아쉬웠던건 아무리 블랙위도우가 초인들과 함께 날고 기었다지만
그래도 최소 약간 존나 쎈 인간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었단 말이죠 총맞으면 아파서 헐떡이고 패대기 몇번에 끄응 하면서 쓰러지는거요
근데 솔로무비로 오니까 아주 캡틴아메리카가 따로 없어요
로켓 맞고 대여섯번은 구른 차에서 생채기 좀 난거 말곤 멀쩡하게 겨 나와서 액션하고 3층 높이에서 이리치여 저리치이며 떨어져도 두발로 착지해서 잘만 걸어다니고 말이에요.
스칼렛 요한슨이 11년 마블영화 역사에 해준게 얼만데 이거밖에 못돌려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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