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뭐 남의 나라 역사에 크게 관심 가질 이유도 없지마는 네, 그래서 몰라도 되는 이야깁니다.
이건 지난 이야기때(3시간 쓴거 날려먹은....눙물 좀 닦고) 썼다가 날라가서 잊어버리고 요약본에 안 쓴, 러시아인의 피해의식에서 의식의 흐름을 타고 아 써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습죠.
참고로 러시아인의 피해의식 내용은 짧게 핵심만 얘기하자면
얘네들은 식민제국 시절 제대로 된 식민지를 가져보지 못한 불쌍한(?) 제국이었으며
이미지와는 다르게 허구한날 주변국들한테 털려먹은 역사를 가졌읍니다.
칭기스 칸한테 개발살나서 타타르의 멍에라는 자국 최고의 흑역사가 있으며
간신히 독립해서 으싸으싸 해보려니
같이 손가락 빨고 지내던 폴란드가 뚝배기에 깃털 하나 달았는데 그게 무력100 캐쉬템이어서 비오는날마다 먼지나듯 털리고
캐쉬템 기간 끝나서 좀 해외진출 해보려니 북유럽의 패자 스웨덴에서 태클 들어오고
밑으로 내려가니까 오스만 제국 만나서 영혼의 한타를 펼치고
주인없는 무주공산 시베리아는 인간이 살아갈 곳이 못됐고(그 와중에 동방의 작은반도국가한테도 털리고)
그래도 나라꼴 좀 갖추고 있으나마나한 땅이지만 우왕 크면 장땡이지 자위중인데
나폴레옹이 쳐들어오고
섬나라끼리 한패 먹고 괴롭히고
사회주의 혁명 일어나고
히틀러가 통수 치고 쳐들어오고
미국이랑 으르렁 대다가 최빈국으로 떨어지고
이제 다시 숨 좀 쉬려고 하니까 그 꼴을 못봐서 서구권에서 온갖 제재를 가하고
안한다해놓고 동유럽에 나토군 재배치해서 위협을 가하고
조지아는 미국 형님 새로 생겼다고 콧털을 건드리지 않나(이건 꿀밤 한대 먼저 맞고 핵주먹 100대 갈겼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피해의식이 많은 나라랍니다.(미숙아 자녀를 옹호하는 엄마의 심정으로)
그래서 러시아 사람과 대화할 때 농담으로라도 자존심 건드리는 얘긴 자제하자는 거였죠.
저를 예로 들면 러시아 처음 갔을 때 나도 모르게 내면에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서 데톨 손세정제 보고(제가 좀 손씻는거에 민감해서 헤헷 옥시 개객기야) 무의식적으로 깔보는 투로 어? 러시아에도 데톨이 있네? 이랬는데 옆에서 듣던 러시아 친구가 야 여기 세계에서 제일 큰 나라야! 하고 울분을 토했던 기억이 있읍니다.

표트르 1세
이 한 많은(?) 역사에서도 자랑할만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죠. 사실 온갖 외세의 침략 속에서 유이하게 영토를 넓힌 게 바로 이 두사람이기도 하구요.(그 이후 점점 영토가 줄어들어 최근 300년 안에 제일 작은게 지금의 러시아. 흠좀무)
오늘은 그 표트르 1세와 스웨덴의 카를 12세가 영혼의 한타를 펼쳤던 대북방전쟁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스웨덴의 카를 12세입니다.(러시아 이야기는 개뿔 훼이크다 이것드라)
15C 먼치킨 구스타프 2세(문명 5의 그 스웨덴 문명 대장) 이후로 북유럽의 패자가 된 스웨덴 왕국. 숱한 전쟁 속에서 바이킹의 후예로 주변국들을 다 제압해버렸읍니다.
260년 동안 몽골-타타르에게 지배를 받던 러시아. 간신히 독립하여 공국 형태로 잔존해있다가 표트르 1세가 나라를 통합하며 유럽의 열강으로 발돋음하려는데...

카를 12세
1697년, 만15세의 나이로 스웨덴 왕위에 오른 카를 12세. 이 양반의 인생은 전쟁을 위해 태어난, 본 투 워리어였읍니다.
표트르 1세는 러시아가 유럽의 변방에서 벗어나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해양쪽으로 나가야한다고 꿰뚫어보고 어떻게든 발트해의 제대로 된 항구를 하나 얻어보고자 몸부림 치고 있었읍니다.
그러기위해선 북유럽의 패자인 스웨덴 형님들의 똥꾸멍을 쑤셔서 얻어내는 수밖에 없었죠. 오래된 스웨덴의 폭정에 말라가던 덴마크, 노르웨이, 작센,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주변 국가들과 모조리 동맹을 맺고 전쟁을 일으키게 됩니다.
표트르1세 - 항구, 항구를 보자! 우리도 항구 하나 좀 얻어보자 징징
덴마크 - 이번에 스웨덴에 왕이 젊은 애라든데 우리 손잡고 다굴 놓아볼래?
표트르1세 - 어 콜 딴 애들도 다 불러모아!
1700년. 이것이 바로 스웨덴과 러시아의 운명을 뒤바꾼 대북방전쟁의 시작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강대국 하나에 맞서 주변 소국들이 손잡고 다굴을 치면 어떻게든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시작한 것인데 카를 12세는 그렇게 녹록한 사람이 아니었죠.
카를 12세 - 우리 똥이나 닦아주던 애들이 다 손을 잡았어? 야이 반란군놈의 새끼야, 니들 꼼짝 말고 거기있어 내가 지금 전차를...아니 말을 몰고가서 니놈들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1770년 전쟁의 시작. 파란색이 스웨덴 군의 진격로. 빨간 점이 나르바. 여기서 러시아와 마주친다.
그리곤 친히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뚝배기 깨나갑니다.(무서워 ㄷㄷ)
핀란드 지역으로 쳐들어온 러시아군을 막아냄과 동시에 먼저 덴마크-노르웨이부터 리타이어 시켜버리고 바로 에스토니아로 상륙해 나르바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조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표트르1세는 자국 정치 문제로 전선에서 이탈해 군사고문이었던 신성로마제국 출신의 귀족이 지휘하게 되는데
군사고문 - 자 이렇게 이렇게 해서 저렇게 저렇게 하면...
러시아군 - 뭔 외국인이 이래라 저래라야(코팜)
당연하게도 이 나르바 전투에서 스웨덴은 대승 of 대승을 거두게 되고 연이은 전투에서도 카를 12세는 두배가 넘는 러시아군을 대파해버리며 내가 바로 본 투 워리어 카를 12세라는 걸 천하에 떨치게 되죠.
뒤늦게 돌아온 표트르 1세는 러시아의 전가의 보도인 청야전술을 쓰게 되고(땅덩어리도 넓은데 다 비워버려 너 죽고 나 죽자) 카를 12세는 여기서 동진을 계속할지, 남진을 해서 폴란드-리투아니아를 정리할 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카를 12세는 현재 날이 설대로 선 스웨덴 정예군대를 (비겁한)청야전술을 쓰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해 허우적 거릴 바에 기세를 몰아 폴란드-리투아니아의 모가지를 따버릴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여기서 러시아는 천금 같은 시간을 벌죠.

1701~1706년.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을 깨부순다.
최강 스웨덴 군대를 정통으로 맞게 된 폴란드는 망했어요를 외치는 방법 밖엔 없었읍니다.
작센 공국의 선제후를 겸임하고 있었던 폴란드 왕 아우구스트 2세는 모든 국력을 총동원해서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으나 본 투 워리어 카를 12세의 군대 앞에 바르샤바도 날라가고 작센 공국으로 도망친 아우구스트 2세를 끝까지 쫓아가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친스웨덴 정권을 세워 폴란드를 손아귀에 넣고 터트려버립니다.
카를 12세를 막을 나라는 어디에도 없어보였읍니다.

1708~1709년. 스몰렌스크 공략에 실패한 스웨덴 군은 남하하여 폴타바에서 러시아 군을 만난다.
전쟁을 위해 태어난 카를 12세는 멈추지 않았읍니다. 다음은 눈엣가시였던 표트르 1세를 제거하는 일이었읍니다. 그대로 동진하여 스몰렌스크 지방으로 쳐들어갔읍니다.
그러나 6년의 시간은 러시아가 다시 정신을 차리는데 부족한 시간이 아니었읍니다.
표트르 1세는 총력을 기울여 전쟁준비를 하였고, 계속되는 승리에 도취되어있던 카를 12세는 불의의 일격을 맞게 됩니다.
너무나도 단단했던 스몰렌스크 전투에서 심각한 군사력 낭비를 한 카를 12세는 계획을 바꿔 러시아에서 독립을 원했던 우크라이나 카자크와 연합을 하기 위해 폴타바 지역으로 남진을 했읍니다.
표트르 1세도 직속 정예 군대를 총동원해 폴타바로 향했고 1709년 운명의 한타를 벌입니다.
카를 12세 - 너 반동분자시키 약이라도 빨았냐 나르바때랑 왜이렇게 달라졌냐
표트르 1세 - 그땐 내가 없었고 임마
치열한 전투 도중 카를 12세는 부상을 입게 되고 오랜 원정에 지쳐있던 스웨덴 군은 결정타를 맞고 궤멸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본국에서 너무 멀리 원정을 나왔던 카를 12세는 퇴로도 끊긴 채 더 남쪽의 오스만 제국까지 도망쳐 망명할 수 밖에 없었읍니다.
뜻밖의 스웨덴 국왕을 맞이한 오스만 제국의 아흐메드 3세는 웰컴웰컴을 외쳤고 카를 12세는 러시아에 대한 복수를, 아흐메드 3세는 지난 전쟁에서 빼앗긴 흑해 패권을 다시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1711년. 오스만 제국으로 피신한 카를 12세. 초록색은 오스만 군의 진격로. 보라색 원은 강화조건으로 러시아가 오스만 제국에 할양한 땅.
아흐메드 3세 - 표트르 너 이새끼 오웨덴 퓨전 맛 좀 봐라
표트르 1세 - 아시바 반칙 아니오? 아 알았어 흑해에서 한 발 뺀다. 오키?
아흐메드 3세 - 호옹이 그럼 우린 땡큐지. 그럼 그만할게.
카를 12세 - 응? 개꿀잼 몰카인가 아흐메드 성님 멈추지말자 우리
아흐메드 3세 - 아시끄러 사람이 만족할 줄을 알아야지
카를 12세 - 아 이 돼지새끼야 그러니까 니가 퇴물소리 듣는거야 시밤바
아흐메드 3세 - 응 너 유폐
카를 12세는 오스만 제국에서 반 볼모생활을 하게 되고
덴마크 - 야 요즘 스웨덴이 조용한데 뭔 일 있냐?
프로이센 - 걔 저 어디 오스만인가 거기 잡혀있다는 것 같던데
러시아 - ㅇㅇ 난 이미 알고 핀란드쪽 존나 패는 중
폴란드 - 호옹이? 그럼 나 이제부터 러시아편
노르웨이 - 야 그럼 우리도 덴마크랑 독립함
영국 - 나도 숟가락 하나 얹어봅니다.

1713~1715년. 신나게 뜯어먹히는 스웨덴.
대장이 없는 스웨덴을 주변 모든 나라들이 물어뜯어먹기 시작합니다.
카를 12세가 간신히 오스만 제국에서 탈출해 스웨덴을 떠난지 14년, 오스만 제국에 들어간지 6년만에 본국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덴마크-노르웨이-폴란드 지배지역 상실, 핀란드-카렐리야, 현재의 발트3국 지방은 러시아에게, 북동 독일 지방은 프로이센에게, 북서 독일지방은 영국에게 빼앗긴 최악의 상황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카를 12세 - 샹노무시키들 내가 돌아왔다!
본 투 워리어 카를 12세는 본국으로 귀환하자마자 대반격의 서막을 올릴 태세를 갖춥니다. 온 몸이 전쟁DNA로 가득찬 본 투 워리어의 귀환 소식에 북유럽은 또 한번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읍니다. 문제는 그 두려움이 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었을까요....
오랜 전쟁에 지친 스웨덴 국민들의 눈엔 카를 12세가 본 투 워리어가 아닌 그냥 전쟁에 미친 사람으로 밖에 안보였읍니다. 귀족들 사이에도 카를 12세에 대한 반감이 알게모르게 하늘을 뚫고 있었죠.
당시 덴마크령이었던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전황시찰을 나갔다가 유탄에 머리가 뚫립니다. 정말 한나라의 국왕이 전투 중도 아닌데 유탄맞고 머리에 바람구멍이 났을까요?
아무튼 이렇게 카를 12세는 36세의 나이로 전쟁같은, 아닌 전쟁의 삶을 마치게 됩니다. 그의 죽음 소식에 스웨덴 각지에선 환호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하니 일생을 조국 스웨덴의 부흥을 위해 목숨을 바친 카를 12세로선 참으로 안타까운 인생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후 표트르 1세는 뉘스타드 조약을 통해 발틱해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유럽의 열강으로 나가는 길을 열게 됩니다. 반대로 스웨덴 왕국은 유럽의 변방으로 떨어져 그뒤로 다시는 유럽의 중심에 등장하지 못합니다.
1700년부터 1721년까지 이어졌던 기나긴 전쟁을 러시아에선 대북방전쟁이라고 부르며 고대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러시아 제국의 시작을 연 표트르 1세의 위대한 업적으로 배우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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